어쩐지 일이 너무 잘 풀린다 생각했다.

윈드서핑도 너무 재미있게 했고, 가평 놀러간거나 캐리비안베이 갔을 때도 비도 한번 안오고 진짜 운 좋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운이 너무 따라줘서 조만간 뭔 일 하나는 있겠구나 싶긴 했는데, 수술할지는 몰랐지 미친

배가 아파요

7/15 토요일 아침에 배에 가스가 좀 찬?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점심 먹고 나서 12시 즈음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

그때부터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었음. 아파서 자다 깨다 반복(의식 못했는데 갑자기 내가 자고 있음)

깰 때마다 배가 더아프고 설사+토 반복. 한 3번 반복한 듯. 대충 장염이겠거니 생각함

7/15 17:00

이때부터는 장염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토를 했으면 일시적이라도 괜찮아져야 하는데 안괜찮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장염에 걸려봤지만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었다. 시간 지날 수록 점점 아파졌음.

몇시간을 누워있다가 화장실가는 걸 반복하니깐 부모님도 오심. 맹장일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말함. 드럽게 아프다고

더 못참겠어서 결국 병원감.

__병원

이때부터 그냥 힘없는 미역이 되었다고 한다. 고개 가누기도 힘들고 걷기도 힘들어서 아빠한테 기대고 간신히 걸음. 기다리다가 또 토함. 비닐봉지 챙기길 잘했지

혈압 측정했는데, 44에 76이였나 너무 낮게 나와서 의사가 뭔 이거 피가 안에서 새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응급상황이라고 큰 병원 가야된다고 했다. 이때부터 부모님 난리가 났다. 나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없어서 못 말했다.

바로 가까운 대학병원 출발. 경희대병원 가려고 했는데 미친 응급실 대기가 2시간이래. 그러면 응급실이 응급실이 아니지 않나? 일단 강동 성심 병원으로 갔다.

응급실

가서 혈압 재보니까 정상으로 나왔다.

한 10분 걸려서 응급실 들어갔다.

바로 팔뚝에 바늘 뚫고 뭔 액체를 집어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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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도 또 토함.

소변검사하고 피검사하고 엑스레이를 찍음.

누가 와서 소변검사랑 피검사 다 특이사항 없다고 함. 다반 혈소판이였나 백혈구였나가 수치가 살짝 많다고 하긴 했음. 이게 뭐 염증 생기면 많아진다나 뭐라나. 근데 염증을 의심할 수준은 아니라 세균성 장염이 아니라 바이러스성 장염일 것 같다고 말하셨다. 그리고 CT를 찍겠냐고 물어봤다. 장염일 것 같아서 굳이 안찍어도 되는데 걸리는 게 있으면 한번 찍어보자고 의사쌤이 말했다.

장염이라기엔 진짜 그동안 걸린 수많은 장염과 비교했을 때 아픈 게 달라서 CT 찍기로

이때 즈음 진통제가 힘을 발휘한 건지 배가 안 아파졌음. CT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데 진짜 안에서 뭐가 회전 많이 하긴 하더라. 이 와중에 물리학 생각난 건 미친 거 같다.

중간에 조영제? 팔목 통해서 넣어줬는데 와 이건 뭐 뜨거운 불덩이가 몸 전체로 퍼지는 느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는데 신기했음.

CT 찍자마자 외과의사 오심.

맹장염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이럴 줄 알았다.

맹장 충수돌기? 거기에 돌이 껴 있단다.

오늘 밤늦게 아니면 내일 아침에 수술 가능할 것 같다고 하심. 복부 3군데에 구멍 뚫고 진행하는 수술이라고 함.

맹장수술

밤 10시 쯤에 수술하러 들어갔다. 아니 그동안 너무 일이 잘 풀리고 잘 놀아서 큰 거 하나 올 줄은 알았지만 수술?이 올 줄은 몰랐지;;;;

응급실에서 바로 수술실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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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들어가서 양팔 다 거치대에 넣고 마취가스 들이마시고 2초 이후로 기억 없음.

그리고 1시간 30분 뒤에 깨어남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몸이 계속 부르르르르르 떨렸다. 몇 분 수술 대기실에서 관찰당하다가 병실로 올라감.

내가 받은 수술은 아랫배 쪽 3군데에 구멍을 뚫고 충수돌기 절제하는 수술이었다. 엄청 흔한 수술이고 딱히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고 한다.

입원

2박 3일 입원했다. 수술 직후에는 혼자 화장실 가기도 너무 힘들 정도로 아팠다. 하루 자고 다음날부터 간호사가 최대한 움직이는 게 좋다고 해서 좀 돌아다니려고 일어났는데, 어지러워서 또 토할 뻔. 한 3번 그러고 나니 괜찮아졌다. 그 뒤로 거북이 마냥 천천히 병동 걸어다님. 배 드릅게 아픔.

2일차에 방귀 뀜 ㅎㅎ

3일차에는 병동 2바퀴 쌉가능 해졌다. 통증도 많이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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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팔에 구멍이 한 8개가 났다. 나 핏줄 완전 잘 드러나 있는데……………. 도데체 왜….?

수술할 때 큰바늘 들어간 오른쪽 팔은 잘 펴지지가 않는다. 시간 지나면 펴지겠지 뭐

그리고 저거 팔에 다른 기구가 매달려 있는 거 기분이 참….;;;

이거 말고도 입원은 썰이 많다. 근데 쓰기가 힘드네. 직접 저한테 들으시길.

마무리

앞으로 당분간 물놀이 금지란다. 샤워 정도만 ok

물에서 놀꺼 다 놀고 아파서 다행. 잘 놀았으니 이제 좀 쉬라는 뜻인가..? 앞으로 집에서 요양 할 예정. 심심하다.